1. 국제도산편의 개요
채무자회생법 제5편(제628조∼제642조)은 UNCITRAL 모델법(1997)을 토대로 한 국제도산 규정이다. 한국 내에 자산이나 영업을 가진 채무자가 외국에서 도산절차에 들어간 경우, 그 외국절차를 한국 법원이 승인하고 한국 내에서 효력이 미치는 지원처분을 발령할 수 있도록 한 절차가 그 중심이다.
전통적으로 도산법은 속지주의 — 각 국가의 도산절차는 그 영토 안에서만 효력을 가진다 — 의 입장이 강했으나, 글로벌 기업의 다국적 자산 분포가 보편화되면서 외국 도산절차의 협력 처리가 필수적이 되었다.
2. 주된 외국도산절차의 판단
승인 신청을 받은 법원은 그 외국절차가 채무자의 '주된 이익의 중심지(COMI)'에서 진행되는 절차인지, 아니면 종된 절차인지를 결정한다(제630조). 통상 COMI는 채무자의 본점 소재지로 추정되지만, 실제 영업 활동의 중심, 임직원의 소재, 의사결정 장소 등이 종합 고려된다.
주된 외국도산절차로 승인되면, 자동적으로 일부 효력이 발생한다 — 한국 내 채권자가 채무자의 한국 자산에 대하여 새로 시작하는 개별집행은 중지된다(제636조 제1항 본문).
3. 지원처분의 종류
법원은 외국대표자나 이해관계인의 신청 또는 직권으로 다음과 같은 지원처분을 할 수 있다(제636조).
- 한국 내 자산에 대한 강제집행·가압류·가처분의 중지·금지
- 관리인의 권한을 외국대표자에게 부여하거나 한국에서 관리인을 선임
- 한국에서의 정보 수집·증거 보전
- 한국 내 채무자 자산의 분배에 관한 명령
이들 처분은 한국 내 채권자의 정당한 이익을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발령된다(제637조).
4. 한·일 사례에서의 시사점
한국과 일본 간 도산은 실무상 가장 빈번한 영역 중 하나다. 일본 회생절차(특별청산 또는 회생절차)가 시작된 경우, 한국 자회사의 자산 또는 한국 내 거래상대방에 대한 권리를 처리하기 위해 서울회생법원에 승인 신청을 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반대로 한국 회생절차가 일본 자산에 영향을 미쳐야 하는 경우, 한국 관리인이 일본 법원에 모델법에 따른 승인을 신청할 수 있다.
5. Qoo10/티몬·위메프 사례
2024년 티몬·위메프 사태에서, 싱가포르 법인 Qoo10(티몬·위메프의 모회사)에 대한 싱가포르 법원의 회생절차 — JM(Judicial Management) — 가 한국 자회사의 회생·파산절차와 어떤 관계에 있는지가 실무상 중요한 쟁점이 되었다. 한국 자회사들은 각각 한국 법원에서 회생·파산절차에 들어갔고, 외국 모회사의 절차와 한국 자회사 절차의 협조가 필요한 전형적 다국적 사례였다.
6. 실무 시사점
국내 기업이 해외 자회사를 가진 경우 — 또는 해외 모회사의 한국 자회사로 운영되는 경우 — 도산이 발생하면 단일 국가의 절차만으로는 자산·부채의 전체상을 파악할 수 없다. 사전에 그룹 차원의 시나리오 설계, 각국 도산법의 비교, 그리고 모델법 협력의 가능성을 검토해 두는 것이 위기 발생 시 시간 손실을 줄여준다.
참고 법령·국제규범·문헌
- 법령 ·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5편 국제도산(제628조∼제642조). 국가법령정보센터, law.go.kr.
- 국제규범 · UNCITRAL Model Law on Cross-Border Insolvency (1997, 2013 개정 가이드 포함). uncitral.un.org.
- 판례 · 서울회생법원의 외국도산절차 승인 결정례(공개 사건 기준).
- 교과서 · 노영보, 『도산법 강의』, 박영사, 2023. 국제도산 항목 참조.
- 참고문헌 · 사법연수원, 『국제도산실무』 등 실무 교재.
본문에 언급한 외국 사례(Qoo10/티몬·위메프 등)는 공개 보도 자료를 토대로 한 일반적 설명이며, 개별 절차의 정확한 진행 경과·결과는 해당 법원의 공식 결정문에서 확인해야 한다.
국제도산은 단일 절차로 해결되지 않습니다. 다국적 그룹의 도산 또는 외국절차의 한국 내 효력에 대응이 필요한 경우 상담을 통해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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