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사실관계 및 사건의 경과
원고는 싱가포르 법령에 따라 설립된 유한회사로 싱가포르에 사무실과 임직원을 두고 있는 법인이다. 원고는 A은행 홍콩지점으로부터 국내회사가 발행한 여러 회사들의 전환사채 및 신주인수권부 사채(이하 'CS채권'이라 한다)을 매수하였고, CS채권 회수는 별도 내국법인을 통해 국내에서 이루어졌다. 과세당국은 원고의 실질적 관리장소가 국내에 있다고 보았고 2010. 7. 2. 원고에게 2009 사업연도 법인세를 부과하였다.
Ⅱ. 관련 규정 및 쟁점
1. 관련 규정
"내국법인"이란 본점, 주사무소 또는 사업의 실질적 관리장소가 국내에 있는 법인을 말한다(법인세법 제2조 제1호).
2. 쟁점
원고의 실질적 관리장소가 대한민국에 소재하여 내국법인에 해당하는지 여부이다.
Ⅲ. 법원의 판단1)
1. 원심법원의 판단
원심은, ① 원고가 주로 싱가포르 내에서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을 영위하면서 매출을 올렸으며 CS채권 사업 외에도 타국에서 에너지 사업, 부동산투자 사업 등을 계획한 점, ② 원고의 이사회나 투자 의사결정이 싱가포르에 서버가 있는 이메일 계정 등을 통해 국내외에 걸쳐 이루어진 점, ③ CS채권 중 상당수가 애초에 국내에서 구매가 어려운 채권인 점, ④ CS채권 매입과 회수업무 일부가 국내에서 수행되었다는 사정만으로는 원고의 사업수행에 필요한 중요한 관리 및 상업적 결정이 국내에서 이루어진 것으로 볼 수 없는 점, ⑤ 원고의 실질적 관리장소를 싱가포르에서 국내로 이전된 것으로 보기도 어렵다는 점 등 이유를 들어 원고의 청구를 인용하였다.
2. 대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원심을 확정하며, "'실질적 관리장소'란 법인의 사업 수행에 필요한 중요한 관리 및 상업적 결정이 실제로 이루어지는 장소를 뜻하고, 법인의 사업수행에 필요한 중요한 관리 및 상업적 결정이란 법인의 장기적인 경영전략, 기본정책, 기업재무와 투자, 주요 재산의 관리·처분, 핵심적인 소득창출 활동 등을 결정하고 관리하는 것을 말한다"고 판시하였다. 그리고 "실질적 관리장소가 어디인지는 이사회 또는 그에 상당하는 의사결정기관의 회의가 통상 개최되는 장소, 최고경영자 및 다른 중요 임원들이 통상 업무를 수행하는 장소, 고위 관리자의 일상적 관리가 수행되는 장소, 회계서류가 일상적으로 기록·보관되는 장소 등의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구체적 사안에 따라 개별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라고 보았다. 다만, "실질적 관리장소는 결정·관리행위의 특성에 비추어 어느 정도의 시간적·장소적 지속성을 갖출 것이 요구되므로, 실질적 관리장소를 외국에 두고 있던 법인이 이미 국외에서 전체적인 사업활동의 기본적인 계획을 수립·결정하고 국내에서 단기간 사업활동의 세부적인 집행행위만을 수행하였다면 종전 실질적 관리장소와 법인 사이의 관련성이 단절된 것으로 보이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법인이 실질적 관리장소를 국내로 이전하였다고 쉽사리 단정할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Ⅳ. 해설2)
1. 이 사건 판결의 의의
2005. 12. 31. 법인세법이 개정되면서 제1조 제1호에서 '국내에 사업의 실질적 관리장소'가 있는 경우에도 내국법인으로 규정하게 되었으나, "실질적 관리장소"의 구체적 판단 방법에 대하여 그간 시행령 등에 명시적인 정의 등이 없는 상태였다. 그 이전까지는 실질적 관리장소에 대해 하급심에서 다루어진 적이 있었으나 대법원의 명시적 판단은 그전까지 없었다. 본 판결은 대법원이 처음으로 '실질적 관리장소'의 판단기준을 밝힌 판례라는 데서 의미를 갖는다. 또한 실제 이후 대법원 2021. 2. 25. 선고 2017두237 판결 등에서 동 판례의 기준에 따라 내국법인 여부를 판단 중이다.
2. OECD 모델조약3)의 고려
우리나라는 OECD 가입국이며 우리나라 조세조약은 OECD 모델조약을 기초로 하고 있으며, '실질적 관리장소'라는 용어는 OECD 모델조약 제4조 제3항의 문구인 "place of effective management"에 기초하여 있다.4) 특히 이 사건 판결의 제1심은 OECD 모델조약 주석서를 참고하면서, 동 주석서상의 기준인 이사회가 개최되는 장소, 임원의 활동 장소 등을 기준으로 제시하고 있다. OECD 주석서를 참고하는 것 자체는 연혁, 입법취지 등을 고려하였을 때 일견 타당한 접근이나, 해당 주석서의 제4조의 설명이 대부분 이중거주자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 타이브레이커룰(tie-breaker-rule)로서 '실질적 관리장소'의 개념을 사용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음을 고려할 때, 동 기준을 그대로 내국법인 인정에 있어서도 적용할 수 있는지 향후 논란의 소지가 있을 수 있다.
3. 한계 및 유의점 등
실질적 관리장소에 따라 내국법인으로 인정된다는 것은, 국내에 설립된 법인이 아니더라도 실질적 관리장소가 국내에 있으면 해당 법인의 전 세계 소득에 대하여 국내에서 법인세가 과세됨을 의미하며, 이에 따라 해외계좌 신고의무 등 제반의무도 발생한다.
본 판례는 실질적 관리장소의 판단에 있어 여러 사항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하도록 하고 있으나 이는 자칫 납세자에게 혼란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 특히 대표나 임원이 수시로 외국에 체류하면서 커뮤니케이션이 온라인상에서 이루어지고, 이사회 등이 요식행위에 불과한 소규모 스타트업 등의 경우 관련 과세권이 법인 설립지인 한국에 있는지, 의사결정이 내려진 외국에 있는지 등이 여전히 불명확한 측면이 있다.
과세권이 무분별하게 확대될 수 있는 것으로 해석되는 것을 막기 위해 법원이 여러 기준 중에서도 나름의 우열(본점 소재지 등)을 정하는 것이 필요하지는 않았나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특히 '실질적 관리장소' 개념 도입에 페이퍼 컴퍼니를 활용한 조세회피 차단 등의 목적이 있는 것을 고려할 때, 조세회피목적이 명백한 경우에 한하여 보충적으로 다양한 요소들을 고려하는 '원칙-예외' 형식이 대안이 될 수 있다.
각주
- 해당 판례는 고정사업장의 존부에 대해서도 판단하면서 "해외법인이 고정사업장 또는 종속대리인을 통한 간주고정사업장을 가지고 있다고 하기 위해서는 국내에서 수행하는 활동이 '본질적이고 중요한 사업활동'이어야 하며, 예비적이거나 보조적인 것에 불과하여서는 안 된다"고 판단하였다. 관련 내용은 실질적 관리장소에 대한 본 평석의 주제에 맞추어 소개하지 않았다. ↩
- 양승경·박훈, "법인세법상 '실질적 관리장소' 개념의 개정방안에 대한 소고", 『조세학술논집』 제31집 제2호, 47–100면; 최용환, "2016년 국제조세 판례회고", 『조세학술논집』 제33집 제2호, 145–151면 참조. ↩
- OECD, Model Tax Convention on Income and on Capital. ↩
- 기획재정부 세제실, 『2005 간추린 개정세법』, 2005, 454면. ↩
인용 및 출처
- 김한준, "실질적 관리장소의 개념", 한국세법학회 편, 『조세판례백선 3판』, 박영사, 2024, 97번 평석, 661–664면.
- 대법원 2016. 1. 14. 선고 2014두8896 판결.
- 법인세법 제2조 제1호.
- OECD, Model Tax Convention on Income and on Capital, Article 4.
이 평석은 한국세법학회 편 『조세판례백선 3판』(박영사, 2024)에 수록된 본 사무소의 김한준 변호사 집필 원고를 저자 본인의 권한으로 본 사이트에 게재한 것입니다. 인용 시 출처(저자, 책 제목, 출판사, 면수)를 함께 표기해 주십시오. 본 글은 일반적 정보 제공과 학술적 분석을 목적으로 한 것이며,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