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님 한 분으로부터 토요일 오후에 전화가 왔다. 임시주주총회 소집 통지서를 사내메일로 받았는데, 사내이사 두 명의 해임 안건이 들어가 있다고. 통지서 발신자는 회사의 지분 약 18%를 보유한 — 그 시점까지는 — 우호적이라고 믿었던 재무적 투자자였다.

그 다음 주 월요일 아침에 사무실에 오신 대표님은 잠을 거의 못 주무신 모습이었다. 그 자리에서 가장 먼저 드린 말씀은 "오늘 정해야 할 결정은 세 가지입니다"였다. 누가 책임 변호사로 전선을 단일화할 것인가, 이사회 매뉴얼에 절차상 하자가 없는지 24시간 안에 점검할 것인가, 그리고 모든 외부 커뮤니케이션을 어떻게 일원화할 것인가. 그 세 가지가 결정되지 않은 채로 화요일을 맞으면, 이미 늦은 경우가 많다.

경영권 분쟁의 무기들은 — 사실 — 회사법 교과서의 한 챕터 분량이다. 그러나 실제 분쟁의 첫 일주일에서 반복적으로 쓰이는 무기는 그리 많지 않다. 코스닥 상장사 회생 사건과 회생기업 M&A를 다루면서 — 회사 측 또는 채권자 측의 경영권 협상 자리에 자주 마주 앉아 — 반복해 본 다섯 가지를 — 공격자와 방어자 각각의 관점에서 — 정리한다.

공격자 측의 무기

하나, 지분 매집과 5%룰의 그림자

가장 고전적인 방법은 시장에서의 지분 매집이다. 그러나 상장회사에서는 자본시장법 제147조의 그림자가 항상 따라온다. 5%를 넘기는 순간부터 5일 이내에 보유 상황·목적·자금 출처를 보고해야 하고(이른바 5%룰), 이후 1% 이상의 변동도 같은 기한 내에 보고해야 한다. 보유 목적을 "단순투자"로 신고했다가 사후에 경영참여로 전환하면 일정 기간 의결권 행사가 제한된다.

실무에서 자주 발견되는 함정은 — 공격자 측이 보유 목적을 명확히 정리하지 않고 매집을 진행하다가, 분쟁이 표면화된 시점에 신고 위반이 드러나는 경우다. 의결권 행사 정지 가처분의 단골 사유가 된다.

둘, 임시주주총회 소집청구 (상법 제366조)

발행주식 총수의 3% 이상을 보유한 주주는 회의의 목적사항과 소집의 이유를 적은 서면(또는 전자문서)으로 이사회에 임시주총 소집을 청구할 수 있다. 이사회가 지체 없이 응하지 않으면 법원의 허가를 받아 직접 소집할 수 있다(상법 제366조). 안건으로 가장 빈번한 것은 이사의 해임 결의(상법 제385조)와 신임 이사의 선임이다.

방어자 측이 가장 자주 하는 실수는 — 형식적으로 이사회를 소집해 안건을 그대로 상정한 뒤에 부결시키려 시도하는 것이다. 그러나 그 단계에서 이미 의결정족수 산정의 절차상 하자가 발생하기 쉽고, 이는 추후 주주총회결의 부존재확인 또는 취소 소송의 사유가 된다.

셋, 회계장부 열람·등사 가처분 (상법 제466조)

발행주식 총수의 3% 이상을 보유한 주주는 이유를 기재한 서면으로 회계장부와 서류의 열람·등사를 청구할 수 있다. 회사가 거부하면 가처분을 통해 강제할 수 있다. 분쟁 초기 단계에서 공격자가 회사 내부 정보를 합법적으로 확보하는 가장 강력한 통로다. 다만 "정당한 목적"이 요구되며, 단순히 경쟁회사로 정보를 빼내려는 의도가 인정되면 기각된다.

방어자 측의 무기

넷, 신주발행 — 그러나 한진칼 판결의 자리에서

위기에 처한 경영진이 우호적 제3자에게 신주나 CB·BW를 발행해 의결권 지분율을 희석시키는 전략은 자주 등장한다. 그러나 상법 제418조 제2항은 — 회사의 경영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범위 안에서 정관이 정한 사유가 있을 때에만 제3자 배정을 허용한다.

"주식회사가 신주를 발행하면서 ··· 회사의 경영권 분쟁이 현실화된 상황에서 ··· 대주주나 경영진 등의 경영권이나 지배권 방어라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제3자에게 신주를 배정하는 것은 상법 제418조 제2항을 위반하여 주주의 신주인수권을 침해하는 것이고, ··· 그러한 신주 발행은 무효라고 보아야 한다." 대법원 2019. 4. 3. 선고 2018다289542 판결 (한진칼 사건)

현장에서 — 자금조달 필요성을 구체적인 사업계획·시기·금액으로 입증하지 못한 채 진행된 신주발행은 신주발행무효확인 본안이나 신주발행유지 가처분의 대상이 된다. 같은 취지의 판단이 대법원 2009. 1. 30. 선고 2008다50776 판결에서도 이어져 왔다.

방어자 측 변호사로서 한진칼 판결이 던지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 신주발행이 가능한 거의 유일한 정당화는 "분쟁과 무관하게 이미 진행 중이던, 그리고 그 자금조달 외에는 합리적 대안이 없는 사업계획"의 존재라는 것이다. 그것이 없으면, 차라리 다른 무기를 찾는 편이 낫다.

다섯, 의결권행사금지 가처분

공격자의 지분 매집 과정에서 5%룰 위반, 외국환거래법상 신고 누락, 자금 출처 의심 등이 있을 경우, 방어자는 그 지분에 대한 의결권행사금지 가처분을 신청할 수 있다. 본안 소송과 달리 결정이 빠르므로 임시주총 직전의 핵심 무기로 작동한다. 다만 — 가처분 신청의 명분이 약하면 오히려 기각 결정이 공격자 측의 정당성에 도장을 찍어 주는 결과가 된다. 실무에서 가장 신중하게 결정해야 하는 카드다.

그리고 — 분쟁의 끝에 있는 자리

분쟁을 거치며 얻은 한 가지

가장 끝까지 가는 분쟁도 결국 어딘가에서 합의로 종료되는 경우가 더 많았다. 가처분 결정의 다음 주에, 임시주총 전날 밤에, 본안 1심 선고를 일주일 앞두고. 그러므로 모든 무기는 — 의사결정자에게 "합의 테이블이 가장 합리적이다"라는 신호를 보내는 도구로 설계되어야 한다는 것. 회생기업 M&A에서도, 일반 경영권 분쟁에서도 — 자문 변호사가 가장 늦게 배우는 한 가지였다.

중견기업 대표님께 — 첫 일주일에 결정할 것

경영권 분쟁의 첫 일주일은 향후 6개월의 방향을 결정한다. 그 기간에 반복적으로 발견되는 실수가 있다. 변호사 선임이 늦어 골든타임을 놓치는 것, 이사회 의결과 주총 일정을 매뉴얼 없이 진행해 절차상 하자가 발생하는 것, 보안이 충분하지 않은 통신수단으로 협상안을 공유하다가 정보가 새는 것. 이 세 가지가 거의 모든 사건에서 반복된다.

분쟁 전 — 정관·주주명부·이사회 운영매뉴얼을 점검해 두는 것은 비용 대비 가장 효과적인 방어책이다. 분쟁 후 — 한 명의 책임 변호사를 즉시 지정하고, 모든 외부 소통을 그 통로로 일원화한다. 첫 일주일에 단 한 가지를 한다면, 이것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 모든 무기는 결국 협상 테이블로 가는 길이라는 것을 기억해 두는 것. 이기든 지든, 그 회사를 다시 정상적으로 운영해야 하는 사람은 의뢰인 본인이기 때문이다.

참고 법령·판례

  1. 상법 제366조 (소수주주에 의한 임시주주총회 소집청구)
  2. 상법 제385조 (이사의 해임)
  3. 상법 제418조 제2항 (제3자 배정 신주발행의 제한)
  4. 상법 제466조 (회계장부 열람·등사권)
  5. 자본시장법 제147조 (주식등의 대량보유 등의 보고, 이른바 5%룰)
  6. 자본시장법 제172조 (내부자의 단기매매차익 반환, 6개월)
  7. 대법원 2009. 1. 30. 선고 2008다50776 판결
  8. 대법원 2019. 4. 3. 선고 2018다289542 판결 (한진칼 사건)

본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과 변호사의 실무 단상을 담은 글로,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글에 등장하는 사례는 여러 거래의 요소를 가공·결합하여 재구성한 것입니다. 구체적인 사안에 대해서는 변호사와의 상담을 권해 드립니다.